AI 디지털교과서, 높은 비용과 기술적 문제로 논란
경기도의회 특위, 국회와 공동 대응

경기도의회 AI 디지털교과서 정책 특별대책위원회는 6일 국회를 방문해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대한 현장의 우려를 전달하고, 향후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디지털교과서의 개발은 기존 서책형 교과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정보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기존 교과서는 시각적 효과가 부족하고, 담을 수 있는 정보량이 제한적이며, 학습자의 흥미와 몰입을 유도하는 기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강화하고, 창의적 사고를 배양하기 위해 AI 기반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되었다. 특히, 멀티미디어 자료와 학습 지원 기능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학습 수준과 속도에 맞춘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목표였다.
그러나 도입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면서 교육 현장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경기도의회 AI 디지털교과서 정책 특별대책위원회는 이러한 우려를 수렴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인규 특위위원장은 AI 디지털교과서의 단가가 종이 교과서보다 10배나 비싸다는 점을 지적했다. “교육부가 고시한 AI 디지털교과서 단가는 최고가가 90,500원으로, 6,000원에서 9,000원인 종이 교과서보다 10배나 비싸다”며 “AI 디지털교과서 단가 예산 추계도 빗나갔다”고 강조했다. 이는 공교육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며, 비용 문제로 인해 학생들에게 균등한 교육 기회가 제공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자영 도의원은 “AI 디지털교과서 선정률이 40%에 달하지만, 정작 교과서를 보지도 못한 채 선정된 경우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는 인터넷 연결 불안정, 과도한 로그인 시간 등 기술적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현장에서는 인터넷이 자주 끊기고, 로그인이 10분이 넘게 걸리는 등 다양한 기술적인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고 현장의 한 교사는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들은 학생들의 학습 환경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며, 기술적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디지털교과서의 도입을 강행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의원 백승아 교육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국회와 경기도의회가 함께 교육 현장을 점검하고 AI 디지털교과서 문제에 적극 대응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향후 정책 개선을 위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현장 교사는 “디지털교과서가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는 좋은 취지로 도입된 것은 이해하지만,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오히려 학습에 방해가 된다”며 “현재 기술적인 문제 해결 없이 무작정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성급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교사는 “학생들이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다고 해서 모든 학습을 디지털화하는 것이 옳은 방향인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평택시 관내 학교의 선정 실태에 대한 질문에 대해 평택시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관내 초,중,고 학교의 디지털교과서 선정 결과를 취합 중에 있으며, 구체적인 학교명을 밝힐 수 있을지는 내부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한 시민은 “우리 아이가 어떤 교과서로 교육받고 있는지 알 권리가 있다”며 “검증되지 않은 교재를 몇몇 공무원들의 임의적 판단으로 아이들에게 임상실험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AI 디지털교과서는 미래 교육을 위한 중요한 변화의 한 축으로 여겨지지만, 높은 비용과 기술적 문제로 인해 현장에서의 반발이 거세다. 이에 따라, 충분한 검토와 준비 없이 성급하게 추진하는 것보다는, 실제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실질적인 개선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의회와 국회의 공동 대응이 이러한 문제 해결에 어떤 역할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권현미 기자 brice2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