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에도 백종원이 있다
- 입력 2024.01.05 10:58
‘소삿벌’ 찾아 ‘소사벌’ 가는 날
수제 돼지갈비 전문점 ‘소삿벌’
폐업 원인 분석해 재탄생, ‘소사벌’ 상권 이끌어
얼마 전 선풍적인 인기를 끈 TV 프로그램이 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다. 외식업자인 백종원 대표가 상권이 죽은 골목을 찾아다니며 소상공인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골목상권을 살리는 내용의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이 대중에게 각인시킨 가장 큰 이미지 중 하나가 ‘외식업은 결코 쉽지 않다’라는 점이다. 실제 행정안전부가 공개하는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를 보면, 한 해에 수만 개의 일반음식점이 전국에서 개업과 폐업을 반복하고 있다. 개업 대비 폐업률은 80% 수준. 10개 중 8개가 망한다는 뜻이니 모르긴 몰라도 수백 개의 음식점이 오늘도 소리‧소문 없이 문을 열고, 닫았을 것이다.

송재영 대표가 운영하는 ‘소삿벌(죽백동 486-33)’은 이 치열한 외식업 시장에서 승자가 된 음식점이다. 2020년 개업해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점으로 빠르게 자리 잡은 수제 돼지갈비 전문점으로 인터넷에 있는 수많은 후기가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업장 하나만 성공한 게 아니다. ‘소삿벌’ 본점을 비롯해 주변에 ‘소삿벌 함흥면옥’과 ‘소삿벌 죽백점’을 연달아 안착했다. 그냥 어쩌다 성공한 게 아니라 백 대표처럼 폐업한 음식점을 분석, 업종에 맞는 솔루션을 제시해 재탄생시킨 것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남다른 발골법에 소스 공장까지 갖춰
평택에서 요즘 가장 ‘핫’한 상권은 어디일까? 분명 많은 사람이 만세로를 꼽는다. 이유는 승용차 보급이 높아진 탓에 넉넉한 주차공간이 딸린 대형 음식점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데 있다. 이 같은 요인을 평택에서는 소사벌 위쪽이 가장 먼저 반응해 대형 음식점이 속속 들어섰다.


‘소삿벌’은 이 지역 ‘골목대장’ 역할을 하며 상권 활성화를 이끄는 음식점이다. 만세로와 비전2로가 만나는 삼거리 입구에 위치해 만세로 식당가의 간판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애청자라면 잘 알 것이다. 잘 나가는 식당 하나에 의해 골목상권 전체를 흥망이 결정되는 것을 말이다.
‘소삿벌’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기본기’다. ‘소삿벌’이 자랑하는 수제 돼지갈비는 원육을 납품받아 직접 고기를 손질한다. 이때 주목할 대목이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얻어낸 ‘발골법’이다.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같은 부위라도 어떻게 손질하는 지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여기에다 돼지의 가장 맛있는 부위인 갈비와 삼겹살을 조합해 또다시 절묘하게 손질한다. 이렇게 하면 좋은 원육의 살코기와 지방이 적절하게 섞여 식감과 육즙,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된다. 이뿐 아니다. 언제나 균일한 맛을 유지하기 위해 식품제조가공업 공장까지 마련해 소스를 공급한다. 송 대표의 맛에 대한 집착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이 때문에 이곳 수제 돼지갈비는 이미 평택에서 소문이 자자하다.
만세로를 넘어 평택 대표 음식점 될 것
어느 지역이든 그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점이 있다. 수원의 갈비집, 대전의 빵집하면 곧바로 떠오르는 상호가 바로 그런 곳이다. 이 업소들은 같은 골목에 분점을 내며 상권을 이끌어 그 동네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이런 업소라고 모두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 대표 맛집에는 전 세계의 맛집을 별로 평가하는 미슐랭 평가가 붙여지곤 한다.

이 ‘미슐랭 가이드’에 따르면 별 하나는 ‘요리가 훌륭한 식당’, 별 두 개는 ‘요리가 훌륭하여 멀리 찾아갈 만한 식당’, 별 세 개는 ‘요리가 매우 훌륭하여 맛을 보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이다.
송 대표는 “단순한 지역 맛집을 넘어 ‘소삿벌’을 일부러 음식 여행 와서 찾을 정도로 평택을 대표하는 음식점으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라며 “그러기 위해서 손님을 단순한 고객으로 인식하지 않고 성장을 위한 동반자로 생각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경영 철학은 ‘받은 만큼 베푼다’로 이어지고 있다. 어버이날 등 기회가 될 때마다 지역민에게 한우 해장국, 한방 갈비탕 등을 기부한다. 그는 이게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방법이라고 여기고 나눔을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
맛뿐만 아니라 지역민의 마음까지 사로잡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소삿벌’ 송재영 대표. 그의 노력과 집착은 평택을 대표할 ‘성공 레시피’아니겠는가. 사람들이 미슐랭 쓰리스타에 실린 식당처럼 ‘소삿벌’을 찾아 ‘소사벌’을 찾는 그날이 곧 올 것임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