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기고
황인원의 詩로 세상 엿보기
주간평택
2025. 1. 3.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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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01.05 21:40

눈
김종해
눈은 가볍다
서로가 서로를 업고 있기 때문에
내리는 눈은 포근하다
서로의 잔등에 볼을 부비는
눈 내리는 날은 즐겁다
눈이 내릴 동안
나도 누군가를 업고 싶다
이 시를 읽으면 마음이 참 따듯해집니다.
시인의 시적 감성으로 보면
눈이 내리는 것, 내려서 쌓이는 것,
모두가 까닭이 있습니다.
눈이 하늘을 달려 내려오는 이유는
내가 먼저 내려가
내 등으로 다른 존재의 가슴을, 마음을 업기 위해서입니다.
눈이 쌓이는 이유도 있습니다.
볼을 부비기 위해서입니다.
먼저 내려온 눈이 바닥에 엎드려
등을 대고 업을 자세를 하면
늦게 내려온 눈은 그 등에 내려 앉아 볼을 부빕니다.
사랑입니다. 즐거움입니다.
그런 마음을 가졌으니 눈은 가볍습니다.
그런 마음을 가졌으니 눈은 포근합니다.
2024년 갑진년은
누구나 이런 마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 업고 볼을 부비며 어려움을 극복하는
가볍고 포근한 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필자<황인원>
성균관대 문학박사(시전공). 1986년 등단.
중앙일보, 경향신문 기자, 선임기자 역임.
전 경기대 국문과 교수.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현 <씽크디퍼런트 시인의 눈> 최고위 과정 주임교수.
현 『주간평택』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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