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01.08 09:41
화장 선호 높지만 시설 전무, 4일장 이상 예사
市에선 “1백만 특례시 위해 10기 화장로 필요”
화장장 부족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고 있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죽는 사람이 많아지는데 화장 시설이 부족하다 보니 강제로 4일장 이상 장례를 치르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은 지난달 1일부터 24일까지 전국적으로 사망 후 3일 차 화장 비율은 63.8%라고 밝혔다. 4일 이상 대기했다가 화장한 비율은 36.2%라는 얘기다. 이는 우리의 장례 문화가 3일장임에도 10명 중 4명 정도는 4일 이상 장례를 치르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의 경우 3일차 화장률이 작년 12월 33.6%까지 떨어졌다. 경기도는 같은 기간 45.8%였다. 원인은 화장시설 부족현상 때문이다.
평택시는 어떨까? 현재 평택시에는 화장시설이 하나도 없다. 이 때문에 평택시민은 장례가 끝난 후 화장을 위해서 인접한 용인, 천안이나 멀게는 대전, 세종에 있는 화장장을 이용해야 하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4일장, 5일장으로 늘어나는 일이 어느 지역보다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이에 평택시(시장 정장선)는 화장시설 건립을 추진해 작년 5월 ‘평택시 장사시설 지역수급계획’에 관한 연구용역을 발주한 바 있다. 시민이 화장장 부재로 겪은 오랜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연구 용역의 최종보고는 작년 12월 19일이었다.
2030년엔 화장 95% 넘어설 것
연구 용역에 따르면 평택시 장사 시설 설치 관련 시민의 찬반 조사는 찬성 55%, 반대 9.4%, 상관없다 16.3%로 나타났다. 희망하는 장사 방법 관련 설문 결과는 화장 89.4%, 매장 8.9%로 화장의 선호도가 90%에 육박했다.


또 평택시 인구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8만6천여 명(48만9천091명→57만5천752명)이 증가했으며, 사망자 수는 같은 기간 808명(2천484명→3천292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연구용역 보고서는 인구와 사망자 수, 화장률 증가추세에 따라 화장로를 포함한 장사시설의 건립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화장률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평택시 화장률은 연평균 0.54%의 증가추세를 보여 이대로라면 2027년에는 94%, 2030년에는 95%를 넘어서고, 화장수요 역시 2023년 3천581건에서 2030년에는 5천140건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남아있는 매장 수요도 화장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평택시에 소재한 공설‧공공묘지는 공설묘지 3개 공동묘지 21개, 총 24개다. 총면적은 379,842㎡, 매장 기수는 1만3천여 기로 현재는 매장 중지상태다. 평택시에서는 앞으로도 매장은 힘들다. 유승일 노인복지팀장은 “매장을 위해서는 많은 면적이 필요하다”며 “따라서 공설‧공동묘지는 앞으로도 매장을 받지 않고, 매장 수요를 점차 화장으로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택시는 연구용역 결과와 시의 정책에 따라서 2030년까지 최소 7개의 화장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승일 팀장은 “현재 1일 화장 수요는 약 13건이다. 이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5개가 필요하지만 2030년에는 1일 화장 수요가 18건 이상으로 예측돼 7기의 화장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평택시가 목표로 삼는 평택 특례시를 위해서는 10기의 화장로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필요는 하지만 우리 지역은 안돼?
문제는 화장시설 건립 위치다. 화장시설은 NIMBY(Not In My Backyard) 현상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기피시설이다. 분명 모두에게 필요한 시설이지만, 자신이 사는 지역에는 오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최근 화성시는 13기 규모의 화장시설 건립에 성공했다. 건립 예정지 인근의 수원시 호매실동 주민의 반대가 극심했지만, 화성시가 국토교통부, 경기도와 갈등 봉합을 위해 민관 협의회, 정책간담회 등 자구책을 마련해 문제를 해결했다.
반면 부천시와 이천시는 화장시설 건립이 무산됐다. 부천시와 이천시는 각각 비교적 작은 규모인 6기와 3기의 화장시설을 건립하려고 했으나 인근 주민들의 반대 여론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건립 사업이 좌절됐다.

(사)평택시발전협의회(회장 이동훈)는 작년 12월 21일 ‘평택시 장사시설 현황 및 확충방안’ 간담회를 열어 장사시설 설치 난관에 대해 토론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승겸 평택시의회 복지환경위원장은 “사업추진에 시민이 참여하는 방식을 고려해 입지선정부터 설계까지 시민과 함께 논의하고 결정해야 문제를 줄일 수 있다”며 “공동묘지 내 분묘를 정비해 유골을 종합장사시설 봉안당, 자연장지로 이전하는 방안이나 공동묘지를 공원형 자연장지로 일제 정비하는 방안 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유 팀장은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올해에는 후보지 선정까지 마치려고 계획하고 있다”며 “후보지는 공모를 통해 선정할 예정이다. 안성과 오산 등 인근 지자체와 조건이 맞으면 광역시설로 건립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사시설 건립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주민 여론이다. 건립 예정지 인근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협의해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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