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이 빚어낸 농촌의 새로운 이야기
농(農)은
별(辰)에 노래(曲)…
‘별’의 ‘노래’라!
별노래는
하늘숨의 흐름이다
농부는 하늘 뜻에 따라
농사를 짓는 사람이요
농사란 하늘 뜻에 따라
흐름을 따름이요
하늘·땅·사람이
한데 힘을 모아
또 다른 생명
하나를 키움이라
결국 농사는 사람이로다
평택시 오성면 신리마을에서 펼쳐진 독창적인 프로젝트가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2년에 걸친 긴 여정을 통해 신리의 자연과 사람들의 삶에서 채집된 소리와 색은 이제 마을의 숨결을 담은 예술적 자산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과거를 기록하거나 지나가는 전시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았다. 미듬영농조합법인의 대표 전대경 씨와 주민들, 전문가들이 힘을 모아 평택의 역사와 문화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하며, 지역의 정체성을 다시 세우는 작업이었다.

소리로 들려오는 마을의 이야기
이 작업의 출발은 오성의 신리마을이 가진 고유한 정체성을 탐구하려는 데서 시작됐다. 마을의 소리를 기록하는 과정은 단순히 듣는 것을 넘어 마을의 생태와 삶의 리듬을 포착하려는 세심한 작업이었다.
비 오는 날 논에서 물이 흐르는 소리, 땅속 깊은 곳에서 울려오는 진동, 벼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까지… 이 모든 소리는 신리마을이 품고 있는 고유한 삶의 언어였다. 주민들이 “당연하게만 여겼던 논의 기계 소리, 벼를 수확하는 소리, 정미소에서 쌀이 떨어지는 소리”가 하나하나 모여 마을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산임을 깨닫는 순간, 소리는 더 이상 일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예술이었다.

전대경 대표는 소리 전문가를 초청해 작업의 깊이를 더했다. 그는 “예전에는 단순히 주변의 소리를 듣는 수준에 그쳤지만, 전문가의 손길을 통해 소리의 층위와 깊이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마을의 조용한 일상에서 들리는 헬리콥터 소리, 차량의 경쾌한 울림조차도 지역의 삶을 구성하는 한 부분으로 녹아들었다. 이는 단순히 이상적이고 낭만적인 자연을 재현하려는 것이 아니라, 마을의 진짜 모습을 담아내기 위한 노력의 결과였다.

소리만큼이나 중요한 또 하나의 작업은 마을의 색을 수집하는 것이었다. 평택의 자연과 농경 문화를 담은 색들은 전시 작품과 설치 미술로 탄생했다. 마을 주민들의 눈과 손으로 채집된 색들은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그치지 않고, 마을이 살아온 시간과 공간을 반영하는 고유한 색채 언어로 자리 잡았다.

특히, 색과 소리가 결합된 달력은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사계절마다 변하는 자연과 농사의 리듬을 시각적으로 기록한 달력은 예술작품인 동시에 삶의 도구가 되었다. 전대경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달력을 제작하며 지역의 색과 소리를 정리할 수 있었다. 올해는 잠시 쉬었지만 앞으로도 이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며 지속적인 프로젝트의 의지를 내비쳤다.
평택의 소리와 색, 새로운 가능성의 시작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전시나 기록을 넘어, 마을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오성의 신리마을은 이제 쌀로 대표되는 농업 마을의 이미지를 넘어, 예술과 삶이 결합된 새로운 지역 활성화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전대경 대표는 “평택의 소리와 색이 지역의 문화적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제는 쌀만이 아니라 색과 소리를 중심으로 더 많은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있다. 다음에는 어떤 작업을 선보일지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신리마을의 색과 소리는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현재의 삶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미래를 향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도구가 되고 있다. 평택의 흙냄새와 바람 소리, 계절의 색채와 기계의 율동까지…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평택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신리마을에서 시작된 이 작업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그리고 평택의 색과 소리가 어떤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을 열어갈지 더욱 기대된다. 이곳에서 시작된 예술혼이 평택의 정체성을 세계에 알리는 새로운 문화적 자산으로 거듭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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