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을사년 설날, 어마어마하고 무시무시한 사건·사고를 비나이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가 식상하셨다면, 올해는 조금 특별한 인사를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독자분들에게 2025년은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그야말로 어마어마하고 무시무시한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
이를테면, 설날 내린 눈을 열심히 치우고 있는데, 삽질할 때마다 눈송이가 3캐럿짜리 다이아몬드로 변해버리는 사건이 벌어지길 빕니다. 어찌할 바를 몰라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데, 동네 아이들이 “세뱃돈 대신 이걸로 달라”고 몰려오니, 결국 억지로 다이아몬드를 나눠주며 탄식을 내뱉는 하루가 되시길.
또, 한겨울의 쓸쓸함을 달래고자 호프 한 잔을 마시다가, 그 한 모금이 당신을 1년씩 젊어지게 만드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길 바랍니다. 주변 사람들의 부러운 눈총을 한 몸에 받으며, 안주로 나온 통닭을 먹었더니 그 안에서 황금 달걀 스무 개가 쏟아져 나와 “아, 올해도 골칫덩어리네”라며 혀를 차게 되는 하루 말입니다.
내친김에 소주 한 잔 더 들이켜니, 그 순간 감기 따위는 감히 접근도 못 하고, 몸은 헐크처럼 강골이 되어 병원, 한의원 같은 것도 필요 없어지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의료보험공단 이사장이 “앞으로 보험료는 내지 마세요”라며 당신을 보고 기겁하는 상황이 벌어지길 진심으로 비나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엔 길바닥에 떨어진 동전을 줍게 되고, 이때 웬 노신사가 나타나 “당신은 인간 세상의 도리를 배우기 위해 떠난 비밀 왕국의 후계자다. 이제 왕국으로 돌아가 통치해야 한다”는 강요를 받게 되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갑자기 노신사 뒤에 마녀처럼 생긴 노파가 등장해 “내 조상이 너에게 진 빚이 100억 원인데, 이 돈을 당장 주겠다”고 협박한다면, 올해는 확실히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겁니다.
이렇게 어처구니없고 황당한 사건들이 당신의 2025년을 가득 채우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단조롭고 뻔한 일상에서 벗어나 예측 불가능한 삶의 매력을 한껏 누리시길.
비나이다,
비나이다.
새해에는 어마어마한 복과 함께 무시무시한 행복이 당신에게 차고 넘치기를!
우리가 바라는 새해는 늘 특별하길 기대하지만, 사실 그 특별함은 때론 상상도 못 한 사건 속에서 발견됩니다. 이번 설에는 현실적 목표에만 몰두하기보다는 삶의 예측 불가능함 속에서 웃음과 행복을 찾는 여유를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설인사#새해#엉뚱한#강주형#꼼수레꼼수거#주간평택#특별한새해
강주형 기자 iou8686@naver.com
'오피니언 > 기자수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자수첩]우리에겐 ‘아바타’가 필요하지 않을까? (0) | 2025.02.24 |
---|---|
[기자수첩] 더 나은 공무원, 더 투명한 행정을 바라며 (0) | 2025.02.11 |
[강주형의 ‘꼼수래 꼼수거’] 평택항 신국제여객부두, 1천400억 원짜리 '애물단지' 대서사시 (0) | 2025.02.10 |
[기자수첩] 나 잘못하는 거예요? (0) | 2025.01.20 |
[강주형의 ‘꼼수래 꼼수거’] 2025, 평택의 심장을 뛰게 하라 (0) | 2025.0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