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라이프

당장 내년, 관계자도 잘 모르는 평택시 ‘통합돌봄’ 어쩔…

by 주간평택
반응형

2026년 전면 시행 ‘지역사회 통합돌봄’…

안산·남양주는 앞서가는데 평택시는 ‘아는 사람도 없다’

 

전국 시행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지역사회 통합돌봄’ 제도. 그러나 평택시는 이를 책임져야 할 부서조차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중대한 국가 정책이 공무원들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면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24년 3월 제정된 ‘지역사회 통합돌봄 기본법’은 2026년 3월부터 전국적으로 본격 시행된다. 통합돌봄은 고령자들이 요양시설에 들어가지 않고도, 자신이 살던 지역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의료, 복지, 주거, 요양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새로운 복지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각 기관이 제각각 운영하던 서비스를 연계해, 한 사람의 삶 전체를 돌보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전국 각 지자체들은 제도 시행을 앞두고 돌봄 인프라를 구축하고 민·관 협력체계를 강화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남양주시는 이미 2021년부터 융합형 모델을 도입해 통합안내창구 13곳(읍면동 9개소, 희망케어센터 4개소)을 운영 중이고, 지역케어회의도 매달 열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4대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운영하기 위해 복지정책과와 보건소를 핵심 팀으로 세우고, 대상별 사업부서를 추진단에 포함해 운영하는 등의 행정적 변화를 추진했다. 이처럼 통합돌봄 네트워크가 운영 주체가 돼 월 1회 통합돌봄의 실행 기능을 확장시키고 구체화했다.

안산시 역시 2019년부터 선도 사업을 통해 ‘노인 케어 안심주택’과 같은 모델을 운영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 모델은 주거, 보건의료, 요양 서비스가 통합된 형태로 주민들과 함께 돌봄을 실현하고 있다.

 

정부지침만 기다리는 평택시

그러나 평택시는 상황이 다르다. 통합돌봄과 관련된 교육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공무원은 복지정책과 팀장 한 명 뿐으로, 내부 준비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평택시 복지정책을 총괄하는 복지정책과장은 “작년 7월 부임한 행정직이라 해당 정책에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다”며 “정부 지침이 내려와야 알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 시민은 “내년이면 시작인데 아직도 준비가 안 됐다니 속이 터질 지경”이라며 “지침만 기다리다 시작일이 다 돼서야 허둥지둥하는 행정이 또 반복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대환 평택시 복지국장은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방대한 사업이라 많은 준비와 계획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빠르게 성장 중이라 다른 지자체와 같은 속도로 가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김 국장은 “기존 복지 체계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의회 복지환경위원장 김산수 의원 역시 “해당 사업에 대해 잘 모르지만,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인 만큼 의회 차원에서 확인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서둘러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선 돌봄을 제공할 ‘전문 인력과 인프라가 시급’하며, 간호사·사회복지사 등 전문 인력을 연계해 통합적으로 관리할 시스템이 필요하다. 주거환경 개선도 과제다. 고령자들이 거주지에서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맞춤형 주택과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관 협력 체계’다. 병원, 복지기관, 사회적 기업 등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야만 진짜 ‘통합’ 돌봄이 가능하다. 예산 확보 역시 뒷받침돼야 하며, 장기적인 운영 계획과 안정적인 재정 기반 없이는 지속 가능한 시스템 구축이 어렵다. 안산시와 남양주시의 사례처럼 민관 협력 체계를 잘 구축하면 서비스의 효율성과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단지 복지정책의 변화가 아니라,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사회적 전환점이다. 평택시가 지금처럼 손 놓고 있다가는 제도 시행 이후 시민 불편과 행정 혼란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지금부터라도 체계적인 준비와 전략 수립에 나선다면, 평택시도 충분히 늦지 않게 이 변화에 올라탈 수 있을 것이다.

 

권현미 기자 brice23@hanmail.net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