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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기고

[기고] 제2의 고향으로.

by 주간평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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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05 22:01
강다은
​​​​​​​동국대학교 국어교육과

지난달 18일. 서울에 있던 나의 흔적을 모두 챙겨 고향으로 돌아왔다. 대학 생활은 끝나지 않았지만, 그곳에서의 생활은 완벽히 끝을 냈기 때문이다. 나는 2021년부터 2022년까지 2년간 ‘평택시 장학관’에서 생활했고, 지난해에는 용산구 소재 셰어하우스에서 생활했다. 명칭은 셰어하우스지만, 독방을 사용하고 화장실만 공유하는 형태였다. 그리고 새롭게 맞이한 2024년에는 다시금 ‘제2의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평택시 장학관’을 생각하면 함께 떠오르는 것이 있다. 갓 지은 따뜻한 밥이다. 정해진 시간에 맞춰 주어지는 식사가 얼마나 소중한지 작년의 경험으로 깨달았다. 내가 챙겨 먹지 않으면 아무도 챙겨주지 않는 나의 식사. 여유가 있는 날이면 햄버거를 사 먹었고, 여유가 없는 날이면 편의점 삼각김밥으로 때웠다. 온기 하나 없는 차가운 식단이었다. 식사 시간도 들쭉날쭉, 먹는 양은 줄어도 살은 계속 찌는 불합리한 구조였다. 식비 걱정도, 반찬 걱정도 없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었다.

식사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삶의 질 역시 크게 변화했다. ‘평택시 장학관’에는 헬스장과 독서실이 존재한다. 학생들이 부담 없이 건강을 챙길 수 있고,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홀로 생활하며 스터디 카페에 몇만 원씩 투자하고 헬스장에 등록하고 삼일도 못 가 돈을 날렸던 날들을 떠올리면, 더욱 그곳에 돌아가고 싶어진다. 좁고 눅눅한 방에 누워 ‘돌아가게 된다면 이전보다 더욱 열심히 러닝머신을 뛰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평택시 장학관’으로 돌아가고 싶은 가장 큰 이유는 ‘사람의 온기’라고 할 수 있겠다. 혼자 생활하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셰어하우스를 선택했던 과거의 생각이 부끄러울 정도다. 깜깜한 방에 누워 몇 시간을 멍하니 흘려보내도 아무도 간섭할 수 없는 곳. 그곳에서 얻은 건 무기력함과 외로움이었다. 사감 선생님의 따뜻한 인사, 생활 공간을 공유하는 룸메이트와의 소소한 대화, 고향 친구들과의 반가운 만남까지. 가까이 느껴지던 온기가 그리웠다. 그리웠기에, 다시 돌아갈 것이다.

이제 막 스무 살이 되어, 낯선 곳에서 이십 대를 시작하게 될 사람들에게 ‘평택시 장학관’은 제2의 고향이 되어줄 것이다. 퍽퍽하고 힘든 타지 생활을 그나마 따뜻하게 해줄 곳. 온기로 가득 찬 이곳에서 청춘의 첫 페이지를 작성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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