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상담소/전홍진 지음. - 한겨레출판(2023) -

예민(銳敏)하다의 사전적 의미는‘무엇인가를 느끼는 능력이나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빠르고 뛰어나다’또는‘자극에 대한 반응이나 감각이 지나치게 날카롭다’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전홍진은『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상담소』(이하 상담소)에서“예민하다는 의학용어나 질병명이 아니라 2006년 미국의 임상심리학자 일레인 아론 박사가 제시한 개념으로 외부 자극의 미묘한 차이를 인식하고 자극적인 환경에 쉽게 압도당하는 민감한 신경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뜻한다고 설명합니다.
우리가 겪는 삶의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 가운데‘전환’, 즉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의 이면이나 다른 측면을 보려는 시도는 해결의 출발점으로 보입니다. 일 또는 사람이 주는 자극에 대한 감각이 날카롭다면 문제의 다양한 측면을 파악할 가능성이 있고, 자극이나 스트레스에 압도당하는 순간을 잘 다룰 수 있다면‘무엇인가를 느끼는 능력이나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빠르고 뛰어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예민한 이들이‘섬세’하게 일상을 헤쳐나갈 수 있는 다양한 방어기제와 관리법을 설명합니다. 그 중 영국 정신과 의사 존 볼비가 제시하는‘내가 믿고 의지할 수 있으며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대상을 의미하는 안전기지secure base’에 대해 설명합니다. 안전기지는 부모, 배우자, 가족, 친구부터 직업, 취미, 반려동물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으며, 자신을 편안하게 하는 것을 찾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활동, 간접경험 등 스스로를 잘 돌보는 일상이 안전기지 형성의 주요 요인들입니다.
『상담소』는 불안, 우울, 트라우마, 분노, 실전 등 52개의 사례를 통해 예민한 이들이 스스로를 다독이는 법을 익히도록 합니다. 특히 실전편은 <예민함을 나만의 장점으로 만들어보자>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취약한 현대인들이 맞닥뜨리는 불안과 우울, 분노의 순간에 우리 함께 해결책을 찾아 나설 수 있다는 사고의‘전환’을 이루는 여러 기제 - 안전기지, 적당한 좌절, 긍정적 방어기제, 회복탄력성 등을 이해하고 실천으로 나아가자 권유합니다. 개인적인 해결과 더불어 사회적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편안하고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도 밝히고 있습니다. 저자가 말하듯‘책읽기’또한 안전기지 형성의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입니다. 예민함을 판단이 빠르고 뛰어난 장점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책읽기를 통해 천천히 익혀나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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