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3.12.16 21:03
예산안을 심의‧확정하는 시의회 정례회에 평택시가 제출하는 자료에서 매년 오기(誤記, 잘못 적음)가 반복되고 있다. 특히 11월 29일부터 12월 18일까지 열리는 제243회 평택시의회 2차 정례회에서는 단순 실수의 선을 넘은 오기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일부 시의원은 “이전부터 지적해 온 문제임에도 개선되긴커녕 상태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이번 정례회는 오기로 인해 업무에 지장이 있을 정도”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번 정례회에서 제출된 자료의 부서별 오기 내용이 정리된 자료를 보면 부서별로 적게는 1~2개에서 많게는 20여 개의 오기가 발견됐다. 문제는 사회에서 단순 ‘오타’로 통용되는 범위를 넘어 예산안의 금액이나 사업내용 위치 등이 바뀌어 제출됐다는 것이다.
비전 2동은 처음 제출한 자료의 글자 간격과 줄 등이 맞지 않고, 사업 금액과 사업내용 위치 등이 잘못 표기돼 다시 자료를 작성해 시의회에 보냈다. 노인장애인과는 제출한 자료에서 20여 개의 오기가 발견된 것으로 드러났다. 노인장애인과에서 발견된 오기도 예산과 사업내용 등이 원래 내용과 다르게 기재돼 있었다.
일각에서는 정례회를 준비하는 집행부의 업무 태도를 지적했다. 정일구 평택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은 “정례회는 다음 해 예산을 심의하고 확정하는 등 평택시의 가장 중요한 일정 중 하나”라며 “이전 정례회부터 반복한 지적을 개선하지 않는 것은 능력보다 태도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시민 A씨는 “1년 예산을 심의하고 확정하는 것이 매년 반복되다 보니 예산안 업무에 있어 일부 공무원이 매너리즘에 빠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단순 오타가 아닌 내용 자체가 잘못 표기됐다면 작성자가 주무 부서의 사업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잦은 오기의 원인은 지난해 자료 사용, 촉박한 일정…
매년 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오기가 고쳐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두 가지 내용을 지적했다. 지난해 자료를 다시 사용하는 것과 촉박한 작성 일정이 그것이다.
시 관계자 B씨는 “매년 반복되는 사업은 지난해 자료를 그대로 가져다 숫자나 글자만 바꾸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그렇게 자료를 작성하면 바꾸지 못한 채 숫자나 글자가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업무방식이 촉박한 일정과 겹치면 이번처럼 많은 오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집행부는 이번 지적을 계기로 절치부심해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임상성 비전 2동장은 “우리 동이 제출한 자료에서 많은 오기가 나온 것에 동장으로서 깊은 책임을 느낀다”며 “앞으로는 같은 실수가 나오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이은경 노인장애인과 노인정책팀장은 “많은 업무와 급박한 일정이 겹쳐 오기가 많이 발생했다. 이유 불문하고 잘못된 점을 통감한다”며 “이번 일에 대해서 주무관들에게 공지도 했다. 앞으로 충분한 교육과 검토로 지적받은 점을 개선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준도 기자 leejd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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