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머나먼 타국에 와서 목숨 바쳐 싸웠을까요. 그리고 고향 땅에 돌아가지도 못한 채 여기 한 뼘 땅에 잠들어 있을까요. 그들의 고귀한 영혼은 그들이 그리워할 고향을 향하고 있기는 할까요? 수구초심(首丘初心)은 이럴 때 쓰는 말일까요.
6·25 동란이 한창이던 1951년 당시, 유엔군 사령부가 개성, 인천, 대전 등지에 임시로 매장한 유엔군 전몰장병들의 유해를 안장하기 위해 부산에 유엔군 묘지를 조성했습니다. 그 땅을 1955년에 우리나라 국회가 유엔에 영구히 기증하기로 하면서 유엔이 성지로 지정했다고 합니다. 현재 공식 명칭은 재한유엔기념공원입니다.

공원과 관련하여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1952년 겨울, 미국의 아이젠하워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이곳을 참배하려고 했는데 황량하고 어수선한 묘지를 단장하기 위해 미군이 공사입찰을 진행했다지요. 그런데 한겨울에 푸른 잔디를 깔아야 한다는 조건이 문제였습니다.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 회장은 낙동강 변에서 싹을 틔운 보리밭을 구매한 후, 트럭 30대를 동원해 묘지에 옮겨 심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묘지는 푸른 잔디처럼 보였고, 미군은 이 창의적인 해결책에 크게 만족했답니다.
그의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에 나옵니다. ‘푸르게 보이는 것이 중요하지, 꼭 잔디일 필요는 없다‘라며 고정관념을 통쾌하게 깨부수는 창의적 사고의 한 예입니다.

부산 유엔 기념 공원UN Memorial Cemetery은 세계에서 유일한 유엔군 묘지로,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유엔군 장병들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곳입니다. 이곳에는 6.25 전쟁 당시 참전했던 11개국의 전사자들이 안장되어 있으며, 평화와 희생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장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들이 이곳에 남긴 것은 단순한 무덤이 아니라 평화의 바람 속에서 영원히 살아 있을 희생정신입니다.
6.25 발발 75주년을 맞아 옛 사진을 한 번 끄집어내며 생각해 보았습니다.

참 보리밭 묘지는 어찌 되었냐고요? 물론 잔디로 다시 공사를 해 줬지요. 공사비를 세 배나 받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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