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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기고

[황인원의 詩로 세상 엿보기]산책

by 주간평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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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원 교수

 

산  책

 

나혜경

 

박주가리꽃 몇 송이 꺾어 들고 가는데

나비 한 마리 앉았다

꽃다발 무거워졌다

내 맘 휘어잡고 한참을 가다

나비 날아갔는데

꽃다발 여전히 무겁다

휘발하여 얼룩으로 남은 인연들

활활활활 앉아 있다

우리 삶은 시각 중심으로, 보이는 것에만 치중되어 있습니다.

보기에 좋은 떡이 맛도 좋다고 했던가요?

그러다 보니 모든 게 비주얼 우선입니다.

사람도 키가 커야 하고, 몸매가 좋아야 하고, 잘 생겨야 합니다.

사물도, 자연도 모두 그렇습니다.

마치 어느 시인이 말한 것처럼

시각패권주의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인들은 사물을 대할 때

보이는 것만 중요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사람이 가진 모든 감각을 활용합니다.

이 시는 나비의 무게를 느끼는데 집중돼 있습니다.

시인이 꽃 몇 송이 들고 가는데 그 위로 나비가 앉았습니다.

시인은 나비의 무게를 느낍니다. 무겁습니다.

아, 대단한 감각입니다. 나비의 무게를 느끼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나비가 날아가도 여전히 그 무게를 느낍니다.

 

왜일까요?

나비가 앉은 자국이, 그 얼룩이 인연으로 남아서 앉아 있어서

그 인연의 무게가 느껴지는 것입니다.

이 시는 우리에게 기존에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던

시각적 사고를 바꾸면 새로움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살면서, 기업을 운영하면서 여러분은 어떤 감각을 중요하게 여겼나요?

그 감각을 다른 감각으로 슬쩍 바꿔보시지요.

그것이 새로움 창출의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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