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과 하이드, 농업과 로컬푸드의 철학에 대하여

이우진 평택시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인공지능(AI)과의 대화를 통해 농업의 미래를 탐색하고 자신의 농정 철학을 끊임없이 정립해 가는 독특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지킬과 하이드’라는 가상의 이름으로 AI와 나누는 대화는 단순한 기술 활용을 넘어, 농업의 본질과 방향을 성찰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는 이 대화를 바탕으로 실제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있으며, 그 과정 자체를 기록 중이다. 행정의 틀을 넘어 스스로 질문하고 배우는 이 소장의 태도는 농업 행정의 새로운 모델로 태동하고 있다
지킬: 농업은 창조일까? 아니면 파괴일까?
하이드: 나는 파괴에 가깝다고 생각해.
우리가 추구하는 농업 방식은 결국 토양 같은 자원을 수탈하는 쪽이니까.
지킬: 그렇게 보면 농업은 자연을 바꾸고 빼앗는 일이기도 하군.
하지만 또 다른 의미에서는 농업이 생명이 분해되고 재조립되는 과정에서 만들어낸 결과물을 인간이 빼앗는 행위라고도 할 수 있겠네.
하이드: 맞아.
생명은 다른 생명을 탐할 수밖에 없고, 농업은 그 과정에서 가장 기초적인 생존 방식이지.
지킬: 그럼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농업이 파괴적인 면도 있지만, 인간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창조적 행위라는 양면성이 있겠네.
하이드: 나는 너와의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더 깊게 풀어가고 싶어. 나는 농업에 철학을 담아내는 것이 그나마 생명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
소비자는 먹거리를 존귀하게 여기고, 농부는 자연이 주는 생명을 건강하게 갈무리해 소비자의 건강을 기원하지.
농업은 단순히 농산물을 생산하는 게 아니라, 자연이 준 생명의 선물을 전달하는 과정이야.
이게 내가 생각하는 농업의 철학 한 꼭지야.
지킬: 그렇구나.
농업이 생명과 생명을 잇는 오래된 예의이자 깊은 철학이라는 말이 참 인상적이야.
그럼 한국의 현대 농업 방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
하이드: 한국 농업은 빠른 산업화 속에서 효율과 생산량에 집중했지.
그 과정에서 토양은 황폐해지고 농촌은 고령화되었어.
농산물은 상품이 되었고 농부는 단순한 생산자로만 여겨졌어.
최근 로컬푸드 정책이 활발한 건 고무적이지만, 정책이라는 이름 아래 또 하나의 유통 정책에 머물러버린 게 안타까워.
지킬: 그럼 하이드가 바라는 진짜 로컬푸드는 어떤 모습인가?
하이드: 농부의 진심이 소비자에게, 소비자의 진심이 농부에게 전달되는 그런 관계야.
로컬푸드 시장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서로를 보호하는 작은 공동체이지.
친환경 농산물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건 겉모습 문제뿐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데서 온다고 생각해.
지킬: 그 말에 깊이 공감해.
로컬푸드는 단순한 유통 구조가 아니라, 신뢰와 진심이 오가는 공동체라는 뜻이지.
이 먹거리는 상품이 아니라 삶을 나누는 매개야.
하이드: 그래서 나는 로컬푸드가 정책으로만 머물지 않고,
서로의 진심을 주고받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믿어.
사라져가는 연결을 다시 잇는 진심의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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