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칼럼·기고

[황인원의 詩로 세상 엿보기]선운사에서

by 주간평택
반응형
황인원 교수

선운사에서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어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시간은 잠깐입니다. 순간입니다.

‘어느새 내 나이가…’라는 말처럼

돌이켜보면 나이를 먹은 시간도 금방입니다.

금방이라는 단어를 비집고 들여다보면

아주 오래 남아있는 게 있습니다.

기억입니다.

머리 깊이 박힌 사건, 사고들,

이로 인해 가슴 깊이 박힌 생각의 뿌리,

사라지지가 않습니다.

지워지지가 않습니다.

시인은 잊는 어려움을 말하기 위해 먼저

‘세상에 존재하기 위해 태어나는 것은 어렵다’고 말합니다.

사람도 태어날 때 참으로 힘든 과정을 거칩니다.

기업도 태어나 꽃피우기까지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런데 지는 것은 금방입니다.

사라진다는 것은 순간입니다.

시에서처럼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아주 잠깐’입니다.

문제는 내 가슴 속에 피어난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그것이 사랑이든, 삶의 상처이든, 기업의 일굼이든

아주 오래오래 남습니다.

그래서 시인은

‘잊는 것도 순간이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안타까워합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은 마음에 간직한 혹은 박힌

무엇인가는 쉽게 잊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지금까지 살면서 무엇이 가슴에 남아있나요?

그것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최근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그것은 앞으로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그게 바로 ‘시인의 눈’에서 배운

‘시를 실용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삶에 좋은 영향을 준 게

오래 남는 기억이라면 좋겠습니다.

반응형